가을의 흔적은 사라지지 않는다.
지난 계절의 흔적은 해가 바뀌어도 여전하다.
폭설이 가을의 흔적을 덮어도 눈이 녹고 나면 여전히 가을의 흔적은 남아 있다.
매서운 바람과 추위도 지난 흔적을 숨기기에는 역부족인 것이다.
그러나 봄볕을 받은 땅으로부터 지기를 받아 땅으로부터 올리고 나서는
비로소 지난 가을의 흔적 지난 세월의 흔적은 서서히 사라진다.

우리도 지난 사랑의 아픔을 그리 쉽게 잊지 못하지 않던가.
해가 바뀌고 매서운 추위에 서럽게 울고 나서야 비로소
새로운 사랑이 찾아들고 지난 사랑의 아픔도 기억의 너머로 보내지 않던가.

충주호

월상리